초미세먼지 주의보


 

홍대입구역 3번 출구

경의선 숲길에서

동진시장

 

찍지 마세욧!

, 잘못했어요.

 

좌판 액세서리 사진을 찍지 말라는 건

SNS에 올라가면 남들이 베낄까 걱정인 건가?

베낀 게 탄로 날까 두려운 건가.

사진 않고 구경만 하는 플리마켓엔

맘 상한 디자이너, 혹은 청년 사장의

볼멘소리만 들린다.

 

수요미식회 사진 걸린 식당은

그 프로에 출연했다는 건가?

거기 나온 메뉴랑 같은 게 나온다는 건가.

궁금했지만 입안 가득 쌓이는 향에 말을 잃었다.

물로 헹궈내도 가시지 않는 MSG.

 

‘8명 이상 앉는 좌석입니다라 쓰인

테이블이 있는 카페

우린 6명인데 앉으면 안 되나요?

8명이라 쓰여 있잖아요.

그럼, 앉았다가 8명 오면 일어날게요.

안되는데요.

그러면, 8잔 이상 시켜도 안 될까요?

안 되는데···, 그러면 앉혀드리죠.

, 너무 감사합니다. 6명인데도 앉혀주셔서.

 

가진 자산이 젊음뿐이라는 듯 씩씩한 그들

그 정의(definition)가 숫자라면

곧 사라질 텐데

파산하기 전 다시 세워보길.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어울리는

동진시장에서 경의선 숲길

홍대입구역 3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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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agabu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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