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주의보
홍대입구역 3번 출구
경의선 숲길에서
동진시장
찍지 마세욧!
아, 잘못했어요.
좌판 액세서리 사진을 찍지 말라는 건
SNS에 올라가면 남들이 베낄까 걱정인 건가?
베낀 게 탄로 날까 두려운 건가.
사진 않고 구경만 하는 플리마켓엔
맘 상한 디자이너, 혹은 청년 사장의
볼멘소리만 들린다.
수요미식회 사진 걸린 식당은
그 프로에 출연했다는 건가?
거기 나온 메뉴랑 같은 게 나온다는 건가.
궁금했지만 입안 가득 쌓이는 향에 말을 잃었다.
물로 헹궈내도 가시지 않는 MSG.
‘8명 이상 앉는 좌석입니다’라 쓰인
테이블이 있는 카페
우린 6명인데 앉으면 안 되나요?
8명이라 쓰여 있잖아요.
그럼, 앉았다가 8명 오면 일어날게요.
안되는데요.
그러면, 8잔 이상 시켜도 안 될까요?
안 되는데···, 그러면 앉혀드리죠.
아, 너무 감사합니다. 6명인데도 앉혀주셔서.
가진 자산이 젊음뿐이라는 듯 씩씩한 그들
그 정의(definition)가 숫자라면
곧 사라질 텐데
파산하기 전 다시 세워보길.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어울리는
동진시장에서 경의선 숲길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잡문(雜文) > 시가 되려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리지 (0) | 2018.04.24 |
---|---|
춥고 비, 그래도 봄 (0) | 2018.04.09 |
스타벅스에서 할 수 있는 것들 (0) | 2018.04.06 |
그래서 마스크는? (0) | 2018.03.29 |
집에 가고 싶은데 (0) | 2018.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