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강아지와 수면 장애의 상관 관계
불면이 깊다..
아니 잠을 못 이룬다기 보다 유지하기 힘들다.
언제부턴가 수면 컬리티가 좋지 못했었고 잠을 못 자 힘든 날이 많았었다.
잠 때문에 일상이 어려울때는 어쩔수없이 병원의 도움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병원에 가기도 애매한 수면 리듬을 갖고 있다.
외부 환경에 의한 수면 장애다..
물론 내부 요인도 어느정도 간여는 하겠지만 잠을 못자게 하는 요인은 분명 외부에 있다.
14년간 우리집에서 함께한 비니(코카스패니얼)가 그 주인공이다.
견생으로 치면 고령이기에 몸이 온전치 못하다.
특히 밤에 배회하거나 발작을 하곤한다.
발작이야 어릴때부터 간혹 있었던 증상이지만 최근에는 그 발작 정도가 상당하다.
경련이 심해서 머리를 바닥이나 벽에 찧기도 하고 그래서 상처가 나 피를 흘리기도 한다.
그리고 쓰러진채로 오줌을 싸기도하고 똥도 싸 버린다.
왜 꼭 새벽에 발작을 하는지..
자다 일어나 다치지 않게 안전한 공간으로 끌고 가서 관찰을 한다.
경련 후에는 젖은 몸을 물티슈로 닦아주고 어지러진 바닥을 청소하고 닦는다.
주로 집에서 자다가 경련이 시작되기 때문에 개집 바닥도 배설로 더럽혀진 경우도 있어서
개집과 바닥 패드를 락스로 청소하고 잘 말린다.
여기까지 하고 좀 있으면 아침이 된다.
잠이 달아난다기 보다는 그대로 머물러 있으며 눈만 떠 있는것 같고 머리도 쑤셔온다.
그래도 발작은 매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감수할만하다.
언제부턴가 밤마다.. 새벽 3시정도.. 온 집안을 배회한다.
숨도 가쁘게 쉬며 불러도 쳐다 보지도 않는다.
때론 바닥을 마구 핥기도 하고..
인터넷에 물어보니 '치매' 증상 이란다.
개도 치매에 걸린단다. 하긴 암에도 걸리는데.. 비니도 어릴때 사람으로 치면 백혈병 치료도 받았다.
비니가 배회할때마다 나의 뇌도 깨어나 배회를 한다.
물 핥는 소리, 사료 씹는 소리, 심지어 (변기)조준에 실패해 바닥에 오줌 떨어지는 소리..
그 모든 소리가 정적이 감돌아야 할 새벽에 내 귀를 크게 때린다.
그 소리들을 따라 다니다 얕은 잠도 포기하는 나날이 많아졌다.
비니와 함께 산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짧을 것이다.
지금 내가 겪는 고통보다 그동안 함께 살며 받은 즐거움이 크기에 잘 지켜주고 싶다.
14년.. 쌓인 추억이 많구나